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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LLM 회사 분석 5] DeepSeek: 헤지펀드가 만든 스푸트니크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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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Alibaba Qwen에 이어 다섯 번째는 DeepSeek입니다. 지금까지의 회사들과 결이 다릅니다. 출신이 빅테크도 연구소도 아닌, 양적 헤지펀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회사의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었느냐'보다 '어떻게 세계를 흔들었느냐'로 읽힙니다.

역사: 주식으로 모은 GPU로 시작된 이단아

DeepSeek의 모태는 2015년 6월 량원펀(梁文鋒, Liang Wenfeng)이 공동 창업한 중국의 양적 헤지펀드 고원방(幻方, High-Flyer)입니다. 량원펀은 2008년 금융위기 무렵 저장대학 재학 시절부터 트레이딩을 해왔고, 2016년 10월 21일부터 GPU 기반 딥러닝으로 주식을 거래하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 말이면 거래의 대부분을 AI가 담당했습니다.

핵심은, 이 헤지펀드가 주식 거래를 위해 이미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갖추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2019년 2억 위안을 들여 1,100개 GPU짜리 'Fire-Flyer 1'을 짰고(1년 반 만에 퇴역), 2021년에는 10억 위안짜리 'Fire-Flyer 2'(A100 5,000대, 625노드)를 세웠습니다. 미국이 중국으로의 첨단 칩 수출을 제한하기 전, 량원펀은 A100 1만 개를 미리 사두었습니다. 이 재고가 훗날 DeepSeek의 무기가 됩니다.

2023년 4월 14일, 고원방은 AGI 연구소 설립을 발표했습니다. 금융과 무관한 AI 도구를 만들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두 달 뒤인 7월 17일, 이 연구소는 DeepSeek이라는 이름으로 분사했습니다. 벤처캐피털들은 "빠른 엑시트가 어렵다"며 투자를 꺼렸고, 결국 모회사 고원방이 전액 자금을 댔습니다.

구조: 헤지펀드 한 몸, 160명의 정예군

항목 내용
본사 중국 항저우(저장성)
모회사·자금원 양적 헤지펀드 고원방(High-Flyer)
지분 량원펀이 휴면회사 두 개를 통해 84% 보유(2024년 5월 기준)
CEO 량원펀(고원방·DeepSeek 겸직)
직원 수 약 160명(2025년)

규모가 작습니다. Alibaba나 Meta가 수천 명 단위인 것과 비교하면 160명은 정예군에 가깝습니다. 채용 방식도 독특합니다. 경력보다 실력을 우선해 갓 졸업한 연구자를 많이 뽑고, 컴퓨터공학이 아닌 분야(시·수학 등)의 인재도 의도적으로 섞습니다. 모델의 지식 스펙트럼을 넓히겠다는 의도입니다. 다만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DeepSeek 연구자 수십 명이 인민해방군(PLA) 산하 연구소나 '국방칠자(Seven Sons of National Defence)' 출신이라며 미국 입장에서는 안보 우려가 겹칩니다.

전략: 왜 전부 MIT 라이선스로 풀었나

DeepSeek의 전략은 "연구에 집중하고, 당장 돈은 벌지 않겠다"는 선언에서 출발합니다. 상업화 계획이 없다고 공표했는데, 이는 부작용도 함께 낳았습니다. 중국의 AI 규제가 소비자 대상 서비스에 집중되어 있어, 비상업 연구 포지션은 규제를 일부 피해 가는 효과를 줍니다.

두 번째는 전 모델을 사실상 MIT 라이선스로 푼다는 것입니다. R1, V3-0324, V3.1, V3.2, V4까지. 다만 정확히는 'open-weight'이지 'open-source'는 아닙니다. 가중치는 공개하지만 학습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세 번째, 칩 제약을 알고리즘 효율로 돌파하는 노선입니다. 수출 규제로 최첨단 칩을 쓸 수 없으니, H800 같은 성능이 낮은 수출 허용 칩을 쓰면서도 연산량을 줄이는 기술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다중-잠재-어텐션(MLA, V2에서 도입), MoE, KV 캐시 압축, 그리고 V3.2의 'DeepSeek Sparse Attention'이 그 결과입니다. Meta Llama 3.1 대비 약 10분의 1의 연산으로 경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계와 쟁점: 560만 달러 논란과 증류 의혹

가장 큰 논란은 비용입니다. DeepSeek는 V3 학습에 약 560만~600만 달러가 들었다고 발표했고, 이 숫자가 "GPT-4의 1억 달러 대비 20분의 1"이라는 프레임으로 퍼졌습니다. 2025년 1월 27일,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17% 하락하며 시가총액 5,890억 달러가 증발했습니다. 미국 주식시장 역사상 단일 기업 최대 폭락이었고, AI 주식 전체로는 1조 달러 넘게 증발했습니다. 가디언과 뉴요커는 이를 미국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라고 불렀습니다.

다만 그 560만 달러는 '최종 학습 한 회' 비용일 뿐, 이전 연구·데이터 정제·실패한 학습·인건비는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과장"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숫자 하나가 시장을 흔든 셈입니다.

두 번째는 증류(distillation) 의혹입니다. DeepSeek-R1의 파생 모델들은 Llama와 Qwen 아키텍처에서 시작합니다. 즉 Meta(1회)와 Alibaba(4회)가 열어놓은 가중치 위에 세운 것입니다. 더 심각한 건 2026년 2월 Anthropic이 DeepSeek을 고발한 사건입니다. 수천 개의 가짜 계정으로 Claude와 수백만 건의 대화를 만들어내 자기 모델 학습에 썼다는 혐의입니다. 폐쇄 선도 모델의 출력을 몰래 빼내 학습하는, 이른바 '증류' 논란이 구체화된 순간이었습니다.

세 번째, 모태가 헤지펀드라는 점 자체가 지정학적 의심을 낳습니다. 고원방은 100억 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중국 대표적 양적 펀드로, 2025년에는 수익률 50%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금융 자본이 AI를 통해 어떤 영향력을 확대하려는지에 대한 우려가 미국 쪽에서 끊임없이 제기됩니다.

버전 역사: 2년 반 만에 1.6조 파라미터로

모델 출시일 파라미터 라이선스 특징
DeepSeek-Coder 2023.11.2 1.3 / 6.7 / 33B DeepSeek(오픈웨이트) Llama 아키텍처 기반
DeepSeek-LLM 2023.11.29 7 / 67B DeepSeek 최초 범용
DeepSeek-MoE 2024.1.9 16B(2.8B 활성) MoE 변형 도입
DeepSeek-Math 2024.4 7B GRPO(PPO 변형) 제안
DeepSeek-V2 2024.5 236B(21B 활성) MLA 도입, MoE
DeepSeek-V2.5 2024.9 채팅 개량
DeepSeek-V3 2024.12 671B(37B 활성) Llama 3.1 대비 연산 1/10 주장
DeepSeek-V3-0324 2025.3.24 671B(37B 활성) MIT V3 개량
DeepSeek-R1 2025.1.20 671B(37B 활성) MIT reasoning, o1과 동급, 스푸트니크 충격
DeepSeek-R1-0528 2025.5.28 671B MIT R1 개량
DeepSeek-V3.1 2025.8.21 671B MIT 하이브리드 thinking/non-thinking, +800B 토큰
DeepSeek-V3.2-Exp 2025.9.29 671B MIT Sparse Attention 도입
DeepSeek-V3.2 2025.12.1 671B MIT Speciale(reasoning) 변형
DeepSeek-Math-V2 2025.11.27 Apache 2.0
DeepSeek-V4 2026.4.24(프리뷰) V4-Flash 284B / V4-Pro 1.6T MIT 1M 컨텍스트, 화웨이·캄브리콘 채택

2년 반 만에 최대 모델이 671B에서 1.6조로, MoE·MLA·Sparse Attention을 차례로 갈아끼우며 성장했습니다. 라인업은 Qwen·Mistral처럼 넓지 않지만, 기술 보고서의 깊이로 승부하는 스타일입니다. 2026년 7월에는 2027년 상장을 겨냥한 IPO 준비 보도가 났고, 약 500억 달러 가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음 회

6회에서는 Microsoft를 다룹니다. DeepSeek 충격이 불러온 OpenAI-Microsoft 지형 변화, 그리고 Microsoft가 키운 소형 모델 Phi의 궤적을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