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듀오랩스
백오피스

MES와 ERP의 차이: 공정 기록이 남는 곳

작성자
듀오랩스 대표·6분 읽기

납품한 부품 중 일부에서 불량이 났다는 연락이 옵니다. 거래처가 묻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같은 문제가 있는 물건이 또 나갔는지, 그리고 원인이 무엇인지.

ERP를 열면 그날 생산 실적 120개, 출고일, 받은 거래처까지 나옵니다. 거기서 멈춥니다. 그 120개가 어느 원자재로, 어느 설비에서, 어떤 조건으로 만들어졌는지는 ERP에 없습니다. 작업일보를 뒤지거나 현장 반장에게 기억을 물어야 합니다.

「ERP에 생산 모듈이 있으니 MES는 필요 없다」는 생각이 멈추는 곳

작은 제조사에서 MES 이야기가 나오면 흔히 이렇게 답합니다. ERP에 생산관리 메뉴가 있고 작업지시도 내고 실적도 받으니 따로 들일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생산관리라는 이름은 같지만 두 시스템이 적는 것은 다릅니다. ERP의 생산관리는 얼마나 만들었나를 적고, MES는 어떻게 만들었나를 적습니다. 평소에는 이 차이가 안 보입니다. 위 장면처럼 불량이 나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때 비로소 드러납니다.

ERP의 생산관리가 적는 것, 계획과 실적

ERP가 생산에서 관심을 두는 것은 돈과 자재가 맞는지입니다. 한 제품에 어떤 자재가 몇 개 들어가는지(BOM)를 두고, 주문량에 맞춰 자재를 얼마나 사야 하는지 계산하고, 작업지시를 내고, 완성 수량을 받습니다. 그 수량으로 재고가 늘고 자재가 줄고 원가가 계산됩니다.

기록의 단위는 대개 작업지시 한 건, 또는 하루입니다. 「3월 12일, 제품 A, 120개 완료」면 ERP가 할 일은 끝납니다. 그 숫자로 재고와 원가가 맞기 때문입니다.

MES가 적는 것, 한 번의 작업이 지나간 경로

MES의 기록 단위는 공정 한 단계입니다. 어느 설비에서, 누가,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어느 로트의 원자재를 넣고, 온도와 시간 같은 조건을 얼마로 두고, 검사에서 몇 개가 합격했는지를 적습니다. 공정이 다섯 단계면 제품 한 묶음에 기록이 다섯 줄 생깁니다.

같은 120개를 두고 ERP는 한 줄을, MES는 공정 수만큼의 줄을 남깁니다. 이 줄들이 이어져 있어야 나중에 거꾸로 따라갈 수 있습니다.

로트 번호 하나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

두 시스템의 차이가 가장 분명한 자리가 추적입니다. 방향이 둘입니다.

거꾸로 따라가기. 불량이 난 제품의 로트 번호에서 출발해 어느 공정, 어느 설비, 어느 원자재 로트를 거쳤는지 찾습니다. 원인을 좁히는 방향입니다.

앞으로 따라가기. 문제가 있는 원자재 로트에서 출발해 그것으로 만든 제품이 어느 거래처로 몇 개 나갔는지 찾습니다. 회수 범위를 정하는 방향입니다.

ERP만으로는 두 방향 모두 중간이 끊깁니다. 출고 기록은 있는데 그 출고분과 원자재 로트를 잇는 공정 기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회수 범위를 좁히지 못하고 그 기간 출고분 전체를 의심하게 됩니다.

두 시스템의 경계를 정한 표준, ISA-95

이 구분은 업체들의 마케팅 용어가 아니라 표준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ISA-95(IEC 62264)는 제조 기업의 시스템을 층으로 나누고, 그 사이의 경계를 이렇게 적습니다.

The interface considered is between level 3 manufacturing systems and level 4 business systems.

Level 4가 사업 계획과 물류, 즉 ERP의 자리이고, Level 3이 제조 운영, 즉 MES의 자리입니다. 그 아래 Level 2 이하가 설비를 직접 제어하는 PLC와 센서입니다. MES가 ERP와 설비 사이에 끼어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온 작업지시를 현장의 작업으로 바꾸고,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위로 올려 보냅니다.

작은 제조사에 MES라는 이름 없이 필요한 것

MES 패키지는 설비 연동과 실시간 모니터링까지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 작은 공장에는 무겁습니다. 저는 작은 제조사라면 패키지 이름보다 두 가지를 먼저 보라고 권합니다.

첫째는 로트 번호 체계입니다. 원자재가 들어올 때 번호를 붙이고, 공정을 지날 때 그 번호를 이어 적고, 출고할 때 제품 로트에 원자재 로트가 연결되게 합니다. 이 체계가 없으면 어떤 시스템을 들여도 추적이 안 됩니다. 반대로 이 체계만 있으면 종이 작업일보로도 느리게나마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둘째는 공정 기록을 현장에서 바로 남기는 방법입니다. 작업이 끝나고 사무실에서 옮겨 적으면 조건값이 빠지거나 기억으로 채워집니다. 설비 옆에서 태블릿이나 휴대폰으로 로트 번호를 찍고 몇 가지 값을 넣는 정도면 추적에 필요한 기록은 대부분 남습니다.

ERP가 어떻게 결재 이후의 숫자를 잇는지는 그룹웨어와 ERP의 차이: 결재가 끝난 뒤 바뀌는 것에 따로 적었습니다. 공정 기록은 그 숫자가 만들어지기 전 단계의 이야기입니다.

이 구분이 흐려지는 곳

제품 이름으로는 경계가 깔끔하지 않습니다. 공정 실적과 로트 추적을 넣은 ERP가 있고, 재고와 원가까지 다루는 MES도 있습니다. 결국 제품 분류보다 불량 하나를 원자재 로트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가를 직접 물어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공정의 성격에 따라서도 기록 단위가 달라집니다. 부품을 조립하는 공정과 원료를 배합해 연속으로 흘리는 공정은 「한 묶음」을 자르는 방법부터 다릅니다. 업종별로 어디서 로트를 끊는 것이 맞는지는 저도 일반론으로 말하기 어렵고, 현장의 공정을 보고 정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납품처가 품질 요건으로 추적성을 요구하는 경우는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때는 이 글의 판단보다 납품처의 요건서가 먼저입니다.

이 게시글 공유하기

마지막 수정:

공유하실 때는 출처(Duolabs)와 원문 주소를 표시해 주세요.